2011.12.05 11:11

나에게 쓰는 편지.


     항상 그랬다.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어느덧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는 걸. 하지만 그렇게 끝나버릴 마지막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지금은 이렇게나마 힘을 낼 수 있는 거라고. 아. 왜 이런 일들은 끝이 없는 걸까. 끝나지 않는 걸까. 답답해 하고 나를 옭아매는 것만 같아서, 나는 꼭 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그냥 너무 작고 작은 틀에 나를 가두는 것만 같아서 슬펐다. 아니, 그러기엔 내가 너무 조그마한 틀 안에 나를 가로막고 집어넣고 있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만 가득 하고 있다.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, 앞으로도 더 잘 할 수 있는데, 나는 그런 생각 갖고 있지 않으면 시체인 사람인데, 자꾸만 다른 나를 돌아보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답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문제를 끊임없이 찢고 때리면서 풀어가는 것만 같아서 결국엔 내 성질만 나빠지는 거 아닐까? 하는 생각을 했다.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하고 끊이지 않는 어려움만 있는 거 같다.

     이 모든 걸 풀어내야지. 이 모든 걸 토해내야지. 그리고 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텅 빈 상태로 깨끗하게 털어버려야지. 깨끗하게.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염려하지 않고 내게 주어진 하루만 생각할 거다. 그러면 아무런 고통도 어려움도 또한 아픔도 없을 테니까.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지금도 솔직히 가슴이 먹먹하다. 이 기나긴 터널은 어디에서 끝이 날까 알 수 없다. 나는 온갖 촉각과 신경을 바짝 서서 귀를 쫑긋 눈을 반짝인다. 자그마한 부스러기 소리에도 놀란다. 이 털끝만큼의 미세한 소리가 나를 긴장하게 하고 두려워 한다. 흡사 나는 누구에게 어디에서 헤매고 있는 사냥감일수도 있겠다. 너무 두렵다. 그가 나를 잡아먹을까 봐.

 
    하지만 난 강하다. 나는 그렇게 멍청하게 당하진 않을 것이다. 왜냐하면 나는 이렇게 살아오고 있으니까. 누구도 나를 바꿀 수 없고 누구도 나를 옭아맬 수 없고 누구도 나를 조정할 수 없다. 왜냐하면 나는 인간의 존엄성인 자유를 지향하는 엄밀한 하나의 객체기 때문이다. 이렇게 다 풀어낼 거다. 나의 날카로움과 예민함과 따가움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되도록 무뎌질 때까지... 

 
    누구에게 그런 척 하는 것도 지겹다. 그런 게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이고 싶다.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나에게 요구하는 환경은 나를 자주 절망하게 만든다. 어쨌든 그냥 나이고 싶은 게 어릴 때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를 갈망했던 나이고 싶은게 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다. 하지만 내 마음이 풀어지지가 않는다. 괴롭다. 하지만 나는 안다. 그것 또한 지나 갈 거라는 걸. 그렇게 지나왔고 내 인생을 살아왔다는 것도 안다. 그래서 지금 누군가가 이렇게 원하는 인생을 살아오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. 

     이제 그런 생각 그만 가지자. 나 잘 해왔다. 앞으로도 잘 할 것이다. 그냥 지금 이렇게 사는 것처럼 살자. 잘하고 있었으니까 지금까지의 페이스만 잘 유지하면 된다. 너가 해왔듯 앞으로도 하면 된다. 누구나 이렇게 쉽게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는 거 알잖아. 끄나풀 잘 붙잡으면서 그냥 버티는 거야.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 길었던 터널조차도 아무것도 아니게 될 거라는 거야. 했던만큼 하자. 누구에게 무엇에 뭐 때문에가 아니라 너의 미래와 너의 꿈을 보고 그냥 가는 거야. 지금처럼 해 왔듯 앞으로도 그냥 하면 돼. 자. 해보자.


     이제 그런 생각 그만 가지자. 나 잘 해왔다. 앞으로도 잘 할 것이다. 그냥 지금 이렇게 사는 것처럼 살자. 잘하고 있었으니까 지금까지의 페이스만 잘 유지하면 된다. 너가 해왔듯 앞으로도 하면 된다. 누구나 이렇게 쉽게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는 거 알잖아. 끄나풀 잘 붙잡으면서 그냥 버티는 거야.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 길었던 터널조차도 아무것도 아니게 될그래, 해 보자. 

     그래, 해 보자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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